타부 2장 네 엄마를 따먹고 싶어 (7)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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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47회 작성일소설 읽기 : 타부 2장 네 엄마를 따먹고 싶어 (7) 27화
김종두는 은숙의 말을 잘 못 들은 게 아닌가 싶었다.
“진짜! 이 양반이. 방금 전만 해도 성인군자처럼 앉아있더니만 지금은 아주 그냥 방방 뜨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게…… 얼씨구! 안색까지 창백해져 가지고. 왜 윤정이 고년을 정우한테 먼저 뺏긴다니까 초조해?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그냥 해버리는 건데, 흥! 억울해 죽겠다는 빛이 아주 역력하네.”
김종두는 마누라의 이죽거림에 짜증이 솟구쳤다.
“시끄러워! 이 여편네야! 쓸데없는 소리 작작 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빌어먹을 놈이……감히 제 친구 엄마를 넘보기라도 했다는 거야? 뭐야? 빨리 말해봐. 어서 말해보라니까!”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일이라는 말인가. 그 동안 정우가 연수 엄마인 윤정 씨에게 흑심이라도 품고 있었다는 말인가. 남편의 거친 역정에 은숙은 어제 낮에 윤정이가 집으로 찾아와서 정우에게 희롱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은숙의 이야기를 듣는 와중에 김 종두는 방이 꺼져라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자주 인상을 구겼다. 은숙은 남편의 반응을 살피면서 알게 모르게 그간 남편이 속으로 윤정에게 얼마나 호의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아무튼 내가 어제 때맞추어 집에 오지 않았다면 윤정이 걔, 정우한테 당했을 거야. 그 자식이 말이야. 윤정의 멱살을 잡고 있었을 때…… 내가 들어갔는데, 어휴! 당신도 아마 정우 걔, 눈동자를 봤다면 소름이 끼쳤을 거야. 이건 숫제 욕정에 눈이 멀어 완전히 맛이 간 거 있지?”
“휴우! 이 개놈의 새끼를 그냥! 그 자식, 어제 밤에 들어왔지?”
김종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 행동을 취했다. 은숙이 그런 남편의 팔목을 급히 잡았다.
“뭐하려고?”
“뭐하기는! 이 자식을 그럼 가만히 놔둬?”
“가만히 안 놔두면. 아침부터 집구석에서 살인나는 것 보고 싶어? 그리고 걔가 그런다고 곧이곧대로 말을 듣는 얘야? 좋게 말해야지 힘으로 억압하려 들면 더 반항하는 것 예전부터 당신도 잘 알잖아. 놔둬. 언제 기회 있을 때, 내가 좋게 얘기 할 테니까 당신은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어.”
마누라의 말이 맞았다. 김종두는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비록 자신이 낳은 친아들은 아니었지만 그 누구의 자식보다 더한 사랑으로 정우를 키워왔다. 그러나 속된 말로 점점 더 대가리가 커지면서 아들의 반항은 심해져갔고, 덩치로 보나 힘으로 보나 이젠 자신의 속박에서 완전히 멀어진 아들이었다. 서로 소 닭 보듯이 살아온 게 벌써 여러 해였다.
“알았다. 알았어. 나는 모른 척하고 있을 테니 당신이 알아서 해. 허어~ 그 자식 참! 가지가지 속 썩이네. 휴~망할 자식 같으니라고.”
“당신은 그것보다 윤정이를 만나서 하루라도 빨리 우리 가게 쪽으로 일을 나오게 잘 설득 시켜.”
“알았어. 오늘 밤에 한 번 더 만나서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겠어. 그건 그렇고……”
김종두는 말을 끊고 나서 은숙의 눈치부터 살폈다.
“아까 하다가 만 얘기인데 말이야. 당신……내가 말이지. 윤정 씨랑 그, 그게……그런 짓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뜻이야?”
“그런 짓이라니? 그게 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소녀처럼 순진무구한 얼굴로 은숙이가 장난스럽게 되물어보자 김 종두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 참, 짓궂기는. 해도 되냔 말이야? 윤정 씨랑. 내가 그런 일이 있어도 당신 괜찮겠어? 아무렇지도 않을 자신 있냐고?”
“깔깔깔.”
은숙은 큰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남편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당신. 나, 사랑해?”
은숙의 기습적인 물음에 허를 찔린 듯 김종두는 당황했지만 급히 표정을 바꾸었다.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해?”
“호호호. 그럼 됐어. 근데 이거 미안해서 어째? 나는 당신 사랑 안 해. 아니, 내가 사랑하는 것은 돈이야. 그리고 우리가 나이가 몇이야? 그냥 서로 사생활 간섭하지 말고 각자 프리하게 살자. 어때? 괜찮지?”
김종두는 은숙의 말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머리만 끄덕거렸다. 마누라의 동의가 있어 윤정의 몸을 취하는데 한결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날도 어김없이 밤이 찾아왔다.
연수는 약속시간이 되자 정우와 슬기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약속 시간에 늦은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십 분정도 빨리, 만나기로 한 주점에 연수는 일찌감치 도착할 수 있었다.
안주 값이 싸고 푸짐해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주점의 지하로 내려가던 연수는 속에서 쿵쿵 울리는 심장박동이 요동치는 소리를 들었다.
정우가 호언장담한 대로 과연 오늘밤 슬기와 섹스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자꾸만 부풀어 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크게 숨을 들이켰다.
“야! 인마! 여기다. 여기.”
‘어?’
연수를 알아본 정우가 손을 흔들었다. 연수도 반가운 마음에 손을 들어 답례를 해주었다. 정우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슬기가 덩달아 손을 흔든다. 멀리서 봐도 확연히 드러나는 미모였다.
“아, 안녕하셨어요?”
그들 앞에 다가선 연수가 바른 자세로 허리를 숙여 슬기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어머! 얘가 촌스럽게 왜 이래? 연수 너, 그 전에 우리 만나서 술 마실 때, 서로 말까기로 한 거 잊었니? 호호호.”
“낄낄낄. 놔둬. 이 새끼는 바른 생활의 대표적인 남자라서 그래. 야, 이 새끼야. 뭘 그렇게 멀뚱멀뚱 서 있냐? 거기 슬기 옆에 앉아라.”
“으응.”
뻘줌한 얼굴로 서 있던 연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슬기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이미 테이블 위에는 서너 개의 빈 술병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 한참을 먼저 둘이서 만난 게 틀림없었다.
“얘, 한 잔 받아라. 그 동안 잘 지냈어?”
옆에 앉은 슬기가 마신 술 때문에 볼이 발그레한 얼굴로 빈 술잔을 내밀었다.
“으응. 그래.”
연수는 그 잔을 받으며 정우의 눈치를 살폈다. 정우 또한 약간 불콰해진 얼굴로 연수를 바라보며 한쪽 눈을 찡그렸다. 그제야 어젯밤에 정우가 말한 의미를 깨달았다. 술을 잘 못하는 자신이 먼저 취할까봐 슬기에게 술을 많이 먹여놓겠다는 목적으로 단 둘이 먼저 만난 것이 틀림없었다.
“자아, 연수도 왔으니까 셋이 같이 건배할까?”
슬기가 소리치며 건배를 제안했다. 확실히 술기운에 들떠 있었다. 이렇게 나란히 앉아서 가깝게 보는 슬기의 얼굴은 처음이었다. 슬기의 몸에서 아련하게 풍겨 나오는 몽롱하면서도 향수 냄새가 연수 주변의 공기를 기분 좋게 오염시키고 있었다. 연수도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 그렇게 셋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을 마셨다.
“슬기야. 너, 전에 연수 여자 친구 소개 시켜준다 거 어떻게 됐냐?”
“응? 내가 그런 약속을 했었니?”
“야, 이 새대가리 같은 년아. 정말 예쁜 애 소개시켜 준다고 큰소리 뻥뻥 쳐놓고는 이제 와서 약속이 기억이 안 나면 그간 눈이 빠져라 기다린 연수 저 놈은 뭐가 되냐? 넌 어째 나이도 어린년이 술만 처먹으면 치매기가 도지냐?”
“연수야. 정말 내가 너, 여자 친구 소개시켜 준다고 그랬어?”
의구심을 가득 담은 커다란 눈동자를 치켜뜨며 슬기가 말하자 연수는 고개를 가볍게 주억거렸다.
“정말?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니? 넌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는데?”
연수는 속으로 ‘너 같은 스타일 이면 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머리를 흔들고 말았다.
“야, 연수는 말이야. 전부터 슬기, 너한테 뻑 갔다. 넌 못 느꼈냐? 어차피 너하고 나하고는 볼 것 못 볼 것 다 본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네 친구 중에 너보다 더 쌈박한 애 있으면 소개시켜 줘. 흐흐흐.”
“어머! 이걸 어쩌면 좋아? 이 동네에 나보다 더 쌈박한 애가 있을까? 호호호. 연수야. 그러지 말고 그냥 나랑 사귀어. 호호호.”
슬기의 농담에 연수는 뺨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흐흐흐. 그럼 나랑 연수, 저 새끼하고는 구멍 동서가 되는 거네? 히히히.”
“정우, 너 말 조심해. 내가 걸레니? 미친 놈! 하여간 찢어진 입이라고 주둥이 놀리는 것 보면 짜증나.”
갑자기 슬기가 표정이 돌변해 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슬기가 그러거나 말거나 들은 척도 않고 정우가 난데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아무튼 말이다. 연수, 저 새끼랑 사귀는 년은 땡 잡은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슬기가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고, 연수도 무슨 말인가 싶어 정우를 바라보았다.
“저 새끼. 동정이야. 오리지널 천연기념물이라고.”
“푸훗! 웃기고 있네.”
슬기가 정우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고 잠자코 듣고 있던 연수도 어처구니가 없어 정우를 쳐다보기만 했다. 확실히 나이에 비해 여자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한 번도 섹스를 못해 본 동정은 아니었다. 전에 정우의 꼬임에 넘어가 동네에 있는 사창가를 몇 번 들락거린 적이 있었다.
“이년이 속고만 살았나? 너는 저 계집애 같이 생긴 샌님이 제가 먼저 여자를 꼬셔가지고 따먹는 스타일로 보이냐?”
“하긴.”
정우의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좌불안석이나 다름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슬기가 호기심어린 술 취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연수는 그녀의 시선을 외면하고 말았다.
“동정이나 지랄이나마 야, 우리 그만 먹고 일어나자. 마침 안주도 다 떨어졌고 여기서 더 먹느니 다른 데 가서 한 잔 더 빨자.”
정우가 몸을 일으켰다. 슬기가 여전히 앉아 있는 채로 테이블 위에 턱을 괴고 물었다. 자세가 많이 흐트러진 게 술이 과하게 취한 게 틀림없었다.
“어디 가서 먹자고? 끄윽~ 그냥 여기서 계속 먹지.”
“아냐. 우리 네 방에서 마무리 하자. 왜 싫어?”
“아니, 싫다기보다는…… 딸꾹!”
“그럼 그렇게 하자. 전처럼 술에 떡이 돼 맛이 완전히 간 년 무겁게 업고 다니는 것도 이젠 졸라 이골이 났다. 그냥 네 집에서 먹으면 네 년이 술에 곯아떨어져도 내가 개고생 할 일은 없을 거 아냐? 아, 시발! 빨리 못 일어나! 연수, 너도 일어나고.”
연수는 정우가 말한 시점이 왔다는 것을 눈치 챘다. 그러자 온몸의 근육이 수축되면서 심장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두근두근 뜀박질을 쳐댔다. 지금껏 마신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