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제안 7장. 훔쳐보기 10화
무료소설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04회 작성일소설 읽기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7장. 훔쳐보기 10화
유정이의 꽃잎이 점차 손가락을 조여 왔다. 조금 더 힘을 줘서 움직여야 할 만큼 강한 조임이었다.
“하아, 아아…… 나 정말 갈 것 같아……! 하아앙, 아앙~ 더 빨리…….”
찔꺽, 찌걱. 찔꺽…… 찌걱.
내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질척거리는 소리들이 서로 다른 음을 냈다.
“아아앙! 아아앗…… 아학! 아아~ 못 참겠어, 아흥…….”
유정이가 흥분하면서 덩달아 그녀의 손놀림도 더욱 빨라졌다. 유정이는 이미 구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속도를 맞춰 주었다.
“하앙, 나…… 그만! 하앗, 아학……! 아아…… 나 좀…….”
손바닥을 지그시 누르며 비벼 대면서 손가락은 그녀의 질벽을 긁어 댔다. 그러자 그녀의 허리가 뒤틀렸다.
아프도록 움켜진 그녀의 손아귀에서 내 페니스도 발사할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학! 아하, 아아아…… 아앗! 아아…… 지훈아, 나, 정말, 갈 것 같, 아아악! 아아악!!”
유정이는 격한 신음을 내지르면서도 내 물건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으윽!!”
곧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 분신들이 유정이의 옷과 얼굴까지 튀어 버렸다.
“하하, 하아…… 미안, 얼굴에…….”
“괜찮아…… 하아…….”
끝나고 나서야 우리 둘은 조금 민망해졌다. 용광로처럼 뜨거웠던 본능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씻고 올게…….”
유정이가 먼저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갔다. 나도 거실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대충 몸을 씻었다.
나와 보니 거실엔 이미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유정이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어색했다. 숨 막히도록 어색한 기분이었다.
“나 갈게…….”
“저기, 지훈아…….”
“어…….”
“오늘 있었던 일은…….”
“걱정하지 마. 없었던 일로 할 테니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몰라야겠지?”
“응…….”
“근데 친구로서 하나 물어봐도 돼?”
“뭘?”
“그 남자 사랑해?”
“……순진한 소리 하지 마. 너랑 나도 사랑 같은 거 안 하잖아? 그런 거 찾을 나이도 아니고 믿지도 않아.”
“하긴 내가 할 소리는 아니네. 근데 지금 이런 네 모습…… 불편해 보여. 난 평소에 알던 네 모습이 더 좋아.”
“…….”
“여러 개의 얼굴을 갖고 살려니까, 내가 누군지 조금씩 잊어버리는 거 같아.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 생긴 대로 살아 보려고. 오늘 결심했어. 나한테 솔직해지기로…….”
“돌려서 말할 거면 하질 말지…….”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들었을 거야. 너도 지금 나랑 비슷한 거 같으니까…… 그리고 우리 아직 친구 맞지?”
“이제 너랑 친구 안 해~!”
“야~!”
“서로 자위해 주는 친구가 어디 있어?”
“하여튼. 그냥 못 볼꼴 다 본 친구라고 하자, 그럼.”
“늦었다. 얼른 가. 이따 회사에서 봐.”
“그래.”
***
화요일.
일주일에 두 번이 많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다는 느낌이었다. 이제 고작 두 번 만난 여자이고, 일주일에 두 번만 만날 여자인데 왜 내 머릿속엔 온통 이 여자 생각밖에 없는 걸까?
일이 끝나자마자 차를 몰고 유연과 만날 장소로 갔다. 지난번과 같은 장소였다. 비서실장도 지난번처럼 대기하고 있다가 나에게 카메라를 건넸다.
“저희 쪽에서는 유지훈 씨를 신뢰하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도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네, 그러도록 하지요. 그리고 이 파일의 복사본, 저한테도 주신다고 약속하셨죠?”
“지난주 것은 오늘 메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마치 로봇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네.”
“이제 회사 부하 직원인데 말씀을 낮추셔도 되지 않을ᄁᆞ요?”
“회사에서는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의아한 건…… 모든 게 너무 쉽다는 거예요. 제가 했던 제안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닌데…… 너무 쉬웠죠.”
“이제 태양그룹에서 근무하는 한 식구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미 한배를 탔는데 그 정도는 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회장님의 의지가 워낙 강하셨죠. 다만 모든 게 쉬웠던 만큼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등골이 서늘할 만큼 차가운 말투였다.
“그렇죠. 올라가 볼게요.”
“네. 평일엔 늦어도 12시 이전까지 끝내 주시기 바랍니다.”
“아~ 네.”
얼음장 같은 노인네를 뒤로하고 단숨에 뛰어 유연이 기다리는 방으로 올라갔다.
똑똑.
형식적인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언제나처럼 다소곳한 차림으로 그녀가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오랜…… 아, 오랜만은 아니구나. 근데 좀 되게 오랜만인거처럼 느껴져요. 나만 그런가?”
말도 안 되는 말을 혼자 주절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매번 만날 때마다 모든 게 제로 세팅된 느낌이다.
모든 걸 새로 시작하는 기분……. 결코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은 거리감. 그래도 이제는 그냥 내 모습 그대로 행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그녀가 앉아 있는 테이블 앞으로 가 앉았다.
“저녁 먹었어요?”
“네.”
“나한테 안 물어봐요?”
“먹었어요?”
“주어가 없네요. 전 안 먹었어요, 바로 오느라…….”
그녀가 나를 흘깃 쳐다봤다.
“배……고프면, 내려가서 뭐라도 먹고 와요.”
“오는 동안 엄청 배가 고팠는데…… 지금은 안 고파요.”
그녀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또다시 나를 쳐다봤다.
“이상하게 유연 씨 보니까 배가 안고프네요. 보고 싶었어요.”
“네?”
정말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뭘 그렇게 놀라요? 보고 싶었다는데…….”
“그…… 왜?”
“그거야 나도 모르죠. 사람이 보고 싶은데 이유가 있나요? 유연 씨는 나 안 보고 싶었죠?”
“아뇨? 네? 네. 네, 전…….”
갑작스런 질문에 그녀의 대답이 꼬이고 말았다.
“보고 싶었다는 거예요? 아니라는 거예요?”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입을 뗐다.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
그녀가 처음으로 그것도 먼저 나에게 하는 부탁이었다.
8장. 작은 부탁
“말해 봐요 다 들어줄 테니까.”
그녀가 하는 어떤 부탁도 들어줄 자신이 있었다.
“그게…….”
그녀는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조금만…….”
“조금만?”
“조금만 자면…… 안 될까요?”
너무나도 뜻밖인 말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말 그대로의 잠인 듯했다.
‘혹시 어제 저녁에 잠을 못 잔 건가?’
피부가 워낙 좋아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왠지 조금 까칠한 느낌도 들어 보였다.
“이제 연예인 아닌데도 잠이 부족한가 봐요.”
“좀…….”
그녀는 뭔가 말하기를 꺼려 했다.
“나는 꽤 계산적인 사람이에요.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아야 해요. 이유를 말해 줄래요?”
“잠을…… 좀…… 자기 힘들었어요. 집에선…….”
“…….”
말을 하는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져 있었다.
“혹시 회장님과 같이 살아요? 아침에 같이 출근하고 퇴근해서도 같이 있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 안 해도 뻔한 광경이었다.
회장님이 정해 준 일자리로 출근을 하고 때 되면 퇴근해서 인형처럼 집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 그녀의 삶이 한 눈에 그려졌다.
그리고 동시에 지난번 그녀가 내 팔베개를 베고 단잠을 잤던 장면이 떠올랐다.
“돈 많다고 다 좋은 게 아니구나…… 어려운 부탁도 아니고 12시까지는 괜찮다고 했으니까 그래요.”
나는 벌떡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고 침대 쪽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서둘러 팬티만 남겨 놓고 먼저 옷을 다 벗어 버렸다.
그녀가 잠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런 정장 입고 잘 거예요? 옷 구겨져요. 그리고 나는 옷 벗고 자는 거 좋아하거든요. 한번 믿어 봐요. 숙면에 도움이 될 거예요.”
나는 그녀를 돌려세우고 등 쪽 원피스 지퍼를 한 번에 내렸다. 원피스 자락이 아래로 내려가자 그녀의 눈부신 자태가 단번에 드러났다.
그녀의 브래지어 후크도 직접 풀어 줬다.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끌어안았다. 그녀를 자리에 눕히고 나도 반대쪽으로 가서 누웠다.
“편하죠? 훨씬~”
그녀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내 벗은 몸은 적응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의 베개를 치우고 내 팔을 그녀의 머리 밑으로 밀어 넣었다.
“괜찮아요.”
“솔직히 말해 봐요. 지난번에 되게 잘 잤죠?”
“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똑똑한 사람은 좋았던 걸 기억하고 반복하는 사람이에요. 사실 나도 조금 피곤했는데…… 같이 자요.”
그녀는 멀뚱히 천장만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았다. 그녀는 순순히 안겨 들었다.
“잘 자요. 나도 좀 잘 테니까…….”
나도 모르게 그녀의 등을 감쌌다.
까닭 모를 편안한 기분과 두근거림. 그리고 안쓰러움…….
얼마나 잠을 못 잤으면 나에게 그런 부탁을 했을까…….
얼마나 불편한 삶을 살아야 잠조차도 편하게 잘 수 없을까…….
내 품에서 편하게 잠을 자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녀에게 나도 잠이 온다고 한 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잠이든 그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았다. 이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의 잠든 모습이 가지고 싶었다. 머리맡에 있던 핸드폰으로 그녀의 사진을 찍었다.
찰칵.
그녀는 여전히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다.
퇴근하고 바로 도착했을 때 7시가 넘어 있었으니까 그녀는 벌써 3시간을 넘게 자고 있는 것이었다. 나에게 안긴 채 말이다.
키스라는 건 분명 나에게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살짝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녀가 순간적으로 눈을 떴다.
“그렇게 놀라면서 일어나지 말아요.”
“몇…… 시예요?”
“11시 다 됐어요.”
“미……안해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나는 다시 그녀를 끌어안았다.
“잘 잤어요?”
그녀가 조금 수줍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어요. 계속 더 재우고 싶었는데 오늘은 저게 있어서…….”
나는 테이블 위에 놓아둔 카메라를 가리켰다.
“알아요…….”
“1시간 남았으니까 켜고 올게요.”
“네.”
나는 측면으로 자리를 조금 옮겨 적나라한 각을 피해 카메라를 설치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팬티를 벗었다.
이번이 세 번째지만 오늘 또다시 그녀를 처음 맞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오늘 조금 더 그녀와 가까워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녀를 향해 누운 채 그녀의 손을 끌어다 내 물건 쪽으로 가져다 댔다. 아직 채 발기되지 않은 물건이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녀가 살짝 놀라긴 했지만 손을 뿌리치거나 하진 않았다.
“천천히…… 만져 줘요.”
그녀가 나를 위해 해 주는 첫 번째 액션이었다. 그동안 두 번의 관계에서 그녀는 항상 수동적이었고 내가 하는 대로만 끌려왔다. 지금도 자의는 아니었지만 분명 행동하고 있는 주체는 그녀였다.
황홀할 만큼 부드러운 그녀의 손길이 내 물건을 어루만지자 녀석은 금방 탱탱하게 발기해 성을 냈다.
“어때요?”
“모르겠어요…… 그냥…… 그냥…….”
“말해 줘요…….”
“뜨거워요…….”
내 손이 부드럽게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미끄러지듯 그녀의 배꼽을 지나 팬티 속으로 들어갔다. 웬일인지 그녀의 꽃잎이 살짝 젖어 있었다. 내 손이 닿자 그녀도 뒤늦게 그걸 깨달은 것 같았다.
“젖었어요.”
“아니에요…….”
내가 손가락을 살짝 밀어 넣자 부드럽게 쑤욱, 하고 빨려들어 갔다.
“아하…….”
“속까지 젖어 있어요. 그리고 나처럼 뜨거워요…….”
“그런, 말…… 아흑, 하지…… 말아요…….”
“뭐 어때요, 녹음되고 있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이건 자연스러운 거예요.”
“그래도…… 아흣, 아아…….”
조금 더 거칠게 손가락으로 그녀의 동굴을 탐험했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그녀의 허리가 들썩였다. 마치 그녀의 몸을 연주하는 기분이 들었다.
손가락 하나가 들어갔을 뿐인데 그녀의 속살들은 벌써 바짝 긴장하여 오그라들고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시간이 없어요. 들어갈게요.”
나는 이불을 걷고 탐스러운 유연의 몸 위로 부드럽게 올라탔다. 뜨거운 내 물건이 그녀의 중심부에 맞닿아 껄덕이고 있었다.
유연의 다리를 살짝 들어 올려 주자 바알간 그녀의 구멍에 귀두가 조준되었다. 조금씩 힘을 주어 밀어 넣기 시작했다.
“하아…… 아읏…….”
이 여자의 몸은 신비롭다. 내 물건이 들어가자마자 온몸으로 날 안아 주는 것 같으니까. 매번 다른 이 새로움과 뜨거움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미치겠어요…… 헉…….”
내 말에 조금 놀란 그녀가 나를 쳐다봤다.
“미치겠다구, 당신 때문에…….”
“아으…… 하아, 놀리지 말아요.”
뭐 때문에 미치겠는 건지 나도 몰랐다. 그냥 이 여자만 보면 내가 좀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이 아득한 기분을 좀 더 만끽하려는 듯 허리가 저절로 움직였다.
“하아…… 아아…… 아으으…….”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짙은 신음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리고 그녀의 속살들이 더욱 예민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나를 더욱더 조여 오고 있다는 신호였다.
“아흣…… 아으…… 빨리…… 아아…….”
빨리 해 달라는 건가? 빨리 싸라는 건가?
“어떻게요? 빨리.”
“아아, 빨리…… 아흣…….”
“빨리 움직이라구요?”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싸라구요?”
“아흣, 이상해요…… 빨리…….”
대충 빨리 끝내라는 의미인 줄은 알아들었으나 직접 듣고 싶었다. 근데 뭐가 이상 하다는 거지?
“빨리 어떻게요?”
“아읏…… 제발 빨리, 아아…… 아하…….”
“어떻게?”
“아아아…… 빨리, 아흑…… 사정해…… 줘요. 아아…….”
마치 번개를 맞은 것처럼 온몸에 찌릿한 전류가 흘러갔다. 그녀의 한마디가 선사한 최고의 쾌감이었다.
몇 차례의 거대한 폭발이 그녀의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나는 쓰러지듯 그녀의 가슴팍으로 엎어졌다.
그녀는 밀어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녀의 가슴도 나처럼 심하게 뛰었다.
삽입을 풀지 않은 채 고개를 들어 그녀를 들여다봤다. 얼굴이 상기된 그녀가 내 시선을 피했다.
“이야기해 봐요.”
“뭘……요?”
“이상하다고 했던 거요. 하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상했어요…….”
“어디가 어떻게 이상했는데요?”
“몰라요…….”
모르는 척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그만 나와…… 주세요.”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서 물러났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허연 정액들이 울컥울컥 쏟아져 나왔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침대를 내려와 카메라부터 꺼 버렸다.
옷을 다 챙겨 입은 후 잠시 시간이 남았다.
“고마웠어요…… 덕분에…… 잘 잤고.”
“아니에요. 근데 평소에도 잘 못 자요?”
“조금요…….”
“활동할 때보다 더요?”
“가끔은요.”
그녀가 바닥을 쳐다봤다.
“저기, 유연 씨…… 진지하게 하나 물어봐도 돼요?”
“뭔데요?”
“……아이 말이에요…… 정말 가지고 싶어요?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도……?”
그녀의 얼굴에 순간 그늘이 드리웠다.
“남편은 아이를 가질 수 없대요. 시어머니는 아이를 너무 원하죠.”
“다른 사람 말고 유연 씨 생각을 묻는 거예요. 유연 씨 마음은 어떤지…….”
“사실 어머님이 그럼 말씀하셨을 때…… 내가 이렇게 살아서 뭐 하지? 그냥 죽어 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녀의 표정이 거짓말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근데…… 무서웠어요. 용기도 없었구……. 알아요. 이렇게 사는 게 아무 의미 없다는 거. 근데…… 만약에요…… 정말 만약에…… 나한테…… 그…… 조그만 아이가 생긴다면요…….”
그녀의 눈에 금세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유연 씨…….”
“그렇게라도 살아 보고 싶었어요. 내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를 위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남편을 위한 건 아니군요…… 아무튼 알겠어요. 그런데…… 아니에요. 다음에 얘기해요.”
“…….”
이 바보 같은 여자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사람인 줄 모른다. 그래서 고작 아이에게 기대려 하는지도. 하지만 그런 기대가 유연을 버티게 하는 희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