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제안 4장. 일탈 (2) / 5장. 한 걸음 다가서기 (1) 7화
무료소설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00회 작성일소설 읽기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4장. 일탈 (2) / 5장. 한 걸음 다가서기 (1) 7화
“선물을 하실 계획이신가 봅니다. 아마 받으시는 분이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선물을 하실 계획이신가 봅니다. 아마 받으시는 분이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물건을 많이 팔아서 좋은 건지 매니저는 싱글벙글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이걸 다 들고 가기는 좀 무리가 있는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소를 알려 주시면 저희가 집까지 안전하게 가져다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쯤 집을 옮길 것 같아서요. 제가 나중에 따로 전화하면 그쪽으로 가져다주실 수 있죠?”
“아, 그럼요. 물론입니다.”
“결제는 지금 도와드릴까요?”
“네. 그리고 가방은 저한테 가져다주세요.”
“알겠습니다.”
선임 여직원이 정성스레 가방을 포장해서 내 앞으로 들고 왔다. 매니저도 카드와 영수증을 내게 건네주었다.
‘아우~씨! 이건 0이 몇 개야?’
어지간한 사람 1년 연봉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내 돈은 아니니까 상관없었다. 그리고 돈 걱정 없이 쇼핑 한다는 게 얼마나 즐겁고 유쾌한 일인지도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가방은…….”
“어디 선물 하실 거면 제가 그쪽으로 보내 드릴까요?”
매니저가 능글거리며 웃었다.
“직접 할게요.”
나는 그 상자를 들고 신입 여직원 앞으로 갔다. 그리고 그걸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아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받아요.”
나는 떠넘기듯이 그걸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제 그쪽 거예요. 이름을 잘 모르지만 오늘 나한테 잘 대해 준 보답이에요.”
“아, 아니…… 그게.”
그녀는 입을 떡 벌리고 이쪽을 쳐다보는 직원들을 향해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있는 표정 같았다. 매니저는 손을 훠이훠이 저으며 받으라는 시늉을 했다.나는 그녀에게 귓속말을 하기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만 알아들을 수 있게 조용하게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도 나 같은 사람 오면 잘 부탁해요~”
“네.”
그녀에 뺨이 조금은 상기되어 있었다.
“매니저님~”
“네.”
내가 부르자 매니저가 쏜살같이 앞으로 뛰어왔다.
“이 가방은 이제 이분 거 맞죠?”
“네! 물론입니다.”
나는 똥 씹은 표정으로 바뀌어 있는 다른 여직원들의 얼굴을 한 번 살짝 째려보며 매장을 나왔다. 남의 돈 가지고 꼴값 한 번 했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백화점을 나와서는 곧장 비서실장이 나에게 건넨 첫 번째 명함으로 전화를 걸었고 곧장 가서 오피스텔을 계약했다. 당장 내일 이사해도 괜찮은 곳이었다.그리고 나머지 하나의 명함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여자는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지 않고 젊은 느낌이었다. 전형적인 서비스 직종의 차분하고 밝은 톤으로 응대한 그녀가 나에게 사무실을 알려 주었다.
“저 홍은영 대리님 계신가요?”
“잠시만요.”
입구 쪽에 있던 남직원이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데리고 왔다. 훤칠한 키에 검은 정장을 입고 걸어 나오는 폼이 꼭 모델을 연상시키는 여자였다.얼굴은 조금 어두운 피부 톤이었고 쭉 뻗은 다리를 감싸고 있는 검은 스타킹에 잠시 눈길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그녀가 날 보며 살짝 고개를 숙이고 악수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홍은영 대리입니다.”
많아 봐야 나보다 서너 살 정도 더 많을 것 같았다.
“전화로 말씀드렸다시피 이 비서님 소개로 왔습니다.”
“네. 전달 받았어요. 그럼 딱히 마음에 두신 모델이 있는 게 아니시라면 한번 둘러보시겠어요. 원하시면 시승도 해 보실 수 있어요.”
그동안 차가 없어서인지 딱히 차에 관심을 가져 본 적은 없었다. 그냥 돈 벌면 사야지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던 터라 솔직히 뭐가 좋은지 잘 알지도 못했다.
“아무거나 골라도 되죠?”
“물론입니다.”
홍 대리의 눈이 반짝거렸다.매장 안에는 컨버터블 차량을 비롯해 근육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까지 꽤 많은 모델들이 전시되어 있었다.처음으로 눈이 간 건 SUV차량이었다.그녀가 올라타 볼 것을 권했고 내가 올라타자 곧 조수석으로 뒤따라 올라탔다.
“이 모델은 V6직분사 엔진에 최대출력 56…….”
그녀가 뭐라고 떠들어 댔지만 한층 말려 올라간 치마 덕에 드러난 그녀의 미끈한 다리 때문에 다른 걸 생각할 틈이 없었다.
“뭐라구요?”
“아, 그러니까…….”
“홍 대리님.”
“네.”
“전 어떤 차를 사도 상관없는데 홍 대리님은 제가 어떤 차를 사야 제일 좋으실까요?”
“무슨 말씀이신지…….”
“어떤 차를 팔아야 가장 많은 수당을 받으시냐구요.”
“아, 네, 그야 당연히 제일 비싼 차죠.”
“그럼. 그걸로 주세요.”
“네?”
그녀가 살짝 당황한 듯 나에게 물었다.
“그럼 그 차를 한번 타 보시고.”
“아뇨. 됐어요.”
“그래도…….”
“사실 전 차는 잘 몰라요. 또 다른 차 타도 홍 대리님 다리밖에 안 보일 것 같아서.”
그녀가 피식 웃었다. 하지만 굳이 치맛자락을 끌어내리는 행동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제가 저녁 식사 대접할까요?”
그녀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홍 대리님이 그래 주시면 저야 영광이죠.”
때마침 출고될 차를 내가 먼저 받기로 하고 계약절차를 모두 마쳤다. 우리는 자리를 옮겨 함께 저녁 식사를 했고 조용한 바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셨다.
“와~ 지훈 씨 말 되게 잘한다. 탐나네요~ 혹시 차 팔아볼 생각 없어요. 금방 연봉 올라갈걸요?”
한참을 이야기 나누다 그녀가 나의 농담에 감탄을 해 댔다.
“저도 영업 뛰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사람 상대하는 일이 제일 힘든 거 같아요. 제가 알바도 많이 해 봤는데 소질은 있으나 적성엔 안 맞는 거 같아요.”
“하긴, 태양그룹 비서실에서 이 정도 대우해 줄 정도면 뭐, 근데 무슨 일 해요?”
아무래도 내가 젊은 나이에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나 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요. 하핫~”
“뭐야~”
“그건 그렇고 이 실장님이랑 어떻게 아는 관계이신데 저를 소개시켜 주신 거예요?”
“아~ 제가 그쪽 회사 임원들 차를 많이 계약했죠.”
“그렇구나.”
“그럼, 오현태 실장님도 보셨어요?”
“그럼요. 와이프분이랑도 같이 오셨었어요.”
“어떤 사람 같아요?”
“태양그룹에서 일한다면서 몰라요?”
“직접 대면한 적은 없어요. 다음 주부터 함께 일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시구나. 오 실장님은 젠틀해요. 매너 있어 보이시구. 왜 좀 차가운 도시남자 같은 그런 느낌? 그런데 와이프분에겐 또 자상하시더라구요. 차도 손수 골라 주시고 문도 열어 주시구.”
“그러셨구나.”
“그러고 보면 찌라시에 나오는 그런 내용들은 터무니없는 내용들이 진짜 많은 것 같아요.”
“어떤거요?”
“국내 굴지의 그룹 후계자 A가 고급주점에서 여자 여럿 불러서…….”
잠시 그녀가 멈칫했다.
“불러서요?”
“좀 야한데…….”
“어때요? 그 정도 이야기 못 할 정도로 어린 나이도 아니고…… 난 그런 거 좋은데.”
“그런가요?”
그녀의 눈빛이 살짝 게슴츠레 해졌다.
“뭔데요?”
“여러 여자를 불러놓고 그걸 시켰대요.”
“그거?”
“그거요. 혼자 위로하는 행위…….”
“아.”
“근데 이상하게 직접 관계를 하진 않는대요. 난잡하게 놀지만 지킬 건 지킨다 뭐 그런 느낌? 근데 설마 그렇겠어요? 남자들 목적이야 어차피 뻔한 건데. 그런 걸 마다할리가 있어요? 고자가 아니고서야.”
“그러게요.”
찌라시가 진짜라면 회장님이 했던 말들을 모두 수긍할 수 있었다.
“근데 다른 데서는 또 난잡하게 논다고 소문이 돌았어요.”
“그래요?”
“다 소문이죠.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진. 그럼 그만 나갈까요, 지훈 씨?”
홍 대리가 슬며시 내 손등을 쓰다듬었다.
“네.”
5장. 한 걸음 다가서기 (1)
“하아, 아아~ 지훈 씨, 아아, 나 조금만 더 하면, 아핫!”
딱히 이런 상황까지 오고 싶진 않았지만 분위기가 묘한 방향으로 흘러 버렸다. 하지만 딱히 다가오는 여자를 밀어 낼 필요는 없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자 아닌가. 태닝을 했는지 전체적으로 탄력적이면서 검은 피부를 가진 끝내주는 몸이었다.
“이대로 계속해요? 홍 대리님? 헉헉~!”
아까 전 애무를 한창 하던 중 콘돔이 없는 걸 눈치챘는데 그녀는 괜찮다고 했다. 이럴 땐 차라리 모텔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요, 하아. 안전한 날이에요~ 그니까 계속~! 하아~”
나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활짝 벌려 아래에서 위로 들이박듯 삽입을 이어 나갔다.
“알았어요.”
“지훈 씨~ 아! 이 자세로 계속하면 나…… 아아, 아~ 미칠 거 같아…….”
질 위쪽을 건드리는 자세라 민감한 여자들은 금방 절정에 올라 버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가 짬짬이 열심히 연애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여자 경험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게 훨씬 나았다. 모든 여자의 몸은 다르지만, 사실 어떤 면에선 대부분 비슷했다.지금껏 가슴 수술을 한 여자를 만나 본 적은 없었는데, 확실히 홍 대리의 가슴은 움직이는 게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오늘 하루 스쳐 지나갈 인연인데 굳이 그런 걸 따질 필요는 없었다.
“하앗, 지훈 씨…… 아, 난 더…… 아아~ 이제 그만.”
“다 왔어요…… 나도!”
“아항, 지훈, 씨…… 아아~ 아앗! 아하! 엄마~!!
“아, 나올 것 같아요!!”
“아아~! 해요~!”
폭발이 임박하자 귀두 끝을 그녀의 질 앞부분에 짧게 삽입하며 격정적으로 허리를 흔들어 댔다. 그러자 분출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것들이 일제히 신호를 받고 쏟아져 나오려 했다.
“아아~! 싸요~~!! 안에~”
괜찮다는 말만 믿고 안에다 사정할까 했으나 순간 내가 처한 처지를 깨닫고 말았다. 다른 곳에서라도 혹시 사고가 터지면 내 인생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그래도 질 내 사정을 참는 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절정의 순간에서 페니스 아랫부분을 힘껏 움켜잡고 그녀의 꽃잎에서 물건을 빼 버렸다. 움켜잡은 손 때문에 극도의 쾌감은 느끼지만 사정은 되지 않고 조금씩 새기만 하던 찰나, 그녀가 몸을 일으켜 내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 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게 폭발해 버렸다.
“으으!!”
“으읍~!! 우읍.”
쮸웁.
“아…… 하…… 아…….”
온몸의 기운이 한순간에 뽑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능숙하게 페니스를 핥으며 입에 머금고 있던 정액들을 뱉어 냈다.
“좋았어요? 안에다 싸도 된다니까.”
그녀가 살짝 눈을 흘겼다.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조심하는 게 좋죠.”
“지훈 씨 은근 의심 많은 스타일이구나?”
“그런 건 아니구요. 먼저 씻어요~”
“그럴게요.”
그녀가 욕실로 들어가고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섹스 후에 밀려오는 묘한 나른함과 멍한 기분…… 흔히 남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현자타임이 몰려왔다.그냥 목표 지점이 섹스인 단순한 게임을 한 기분이었다. 게임이 끝나 버리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그때 그녀가 생각났다.신유연…….그녀의 살결과 감촉들을 느끼고 싶었고 그녀의 살 내음을 맡고 싶었다. 메모지에 간단히 미안하다는 말을 써 놓고 호텔 방을 나왔다. 더 이상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집으로 돌아와 이번 주에 신유연과 만날 시간을 정하고 이 비서에게 통보했다. 그녀를 직접 데리러 가겠다고 했는데 괜찮다는 답변이 왔다.그들은 의외로 모든 게 순순했다. 그 정도로 절박하게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말일지도 몰랐다.
‘함께 뭔가를 해야 할 텐데…….’
***
금요일은 왠지 모르게 다들 활기차 보이는 느낌이다.어제는 바쁜 하루였다 차도 인도받았고, 비어 있던 방이라 포장 이사업체에 웃돈을 준다고 하니 두말하지 않고 와서 모든 짐을 싸서 옮겨 주었다. 역시 이 나라는 돈만 있다면 편하다.난 유연 씨와 보낼 하루를 위해 준비를 해야 했다.세단을 선택한 건 잘한 선택인 것 같았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함이 느껴질 정도였고 승차감은 기존 내가 타던 자동차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차를 몰아 유연 씨가 일하는 장학재단 근처 주차장으로 갔다. 잠시 대기하고 있으니 흰색 고급 승용차가 옆으로 와서 섰고, 그녀가 내렸다.짙은 초콜릿 컬러의 치마와 흰색 블라우스.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의 의상이었다.나는 오늘 하루 종일 그녀와 보내길 원했고 덕분에 이렇게 오전부터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이에요.”
별다른 감정 없어 보이는 얼굴로 옆자리에 탄 그녀에게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녀의 찰랑이는 머리결에서 좋은 향기가 났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어디로 갈 거예요? 그리고 왜 꼬박 하루를 같이 있어야 하는지…….”
“일단 가 보면 알 거예요.”
나는 차를 몰아 시외곽으로 나가 꽤 고급 숙소로 알려진 곳으로 그녀를 데려갔다. 풀빌라 형태였고 개인적인 주차장도 있어서 남들 이목을 상관하지 않을 수 있었다.어떻게 될지 몰라 미리 한 달치를 계산했고 필요한 물건들도 다 채워 넣어 두었다. 어차피 내 돈 나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내려요.”
목적지에 도착하자 나는 먼저 내려 그녀 쪽의 차문을 열어 줬다.그녀가 가방으로 살짝 얼굴을 가리며 내렸다.
“여기선 보는 사람 없으니까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걸요? 그거 병이에요. 연예인병~”
“…….”
찬바람이 쌩하고 불었다.나는 앞서 뛰어가 그녀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그녀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섰다.풀빌라라 거실이 크고 소파도 어지간한 침대 수준으로 넓고 길었다. 거실 가운데는 커다란 테이블이 있었고 전면에는 50인치는 가뿐히 넘어 보이는 텔레비전이 자리해 있었다. 뒤로는 넓은 창을 통해 탁 트인 자연경관이 보였다.
“이만하면 괜찮죠? 여기 잠깐 앉아요. 마실 것 좀 줄게요. 심심하면 여기 위에 있는 만화책들을 봐도 돼요.”
나는 테이블 위에 수북이 쌓아 둔 만화책들을 가리키고 주방으로 가 물을 한 잔 가져다주었다. 그녀의 분홍빛 입술이 물을 한 모금 삼켰다.
“이젠 설명해 줘야 하지 않아요? 내가 왜 지금 여기 와 있어야 하는지.”
불만에 차 있는 그녀의 표정이 나는 그저 귀여워 보였다. 왠지 모르게.
“순전히 나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그게 뭐냐구요?”
“궁금해서요.”
“뭐가요?”
“유연 씨가요.”
“…….”
그녀는 순간 말문이 막힌 표정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을 얻어맞은 것처럼 보였다.
“미안한데 나는 그쪽에 관해서 알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그쪽이 아니라 유지훈이에요.”
“어느 쪽이든요! 나는 관심 없다구요.”
“나는, 있다구요. 관심.”
나는 딴청 부리듯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그쪽이 나한테 관심 있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도대체?”
“그것 때문에 여기 이렇게 있는 거라고요. 내가 신유연 씨한테 관심이 있어서, 지금, 우리가, 여기 이렇게 있는 거라고요.”
“이봐요.”
“유지훈이요.”
“유지훈 씨!”
제법 전투적인 말투였다. 이제 좀 살아 있는 사람 같았다.
“네. 잘 들려요.”
“관심 가져 준건 고마운데 나는 그쪽한테 관심 없어요.”
“하나는 거짓말, 하나는 진심이네요. 내 관심이 고마울 일도 없고 나한테 관심 없다는 거 잘 알아요. 근데, 근데 난 관심 있어요. 아니 관심을 가지려고요. 솔직히 그저께도 다른 여자와 잤고, 한순간 마음 맞으면 사랑 없이도 얼마든지 여자랑 잘 수 있어요. 지금의 상황처럼 좋은 조건이 있다면 역시나 그럴 수 있고요.”
“그래서요?”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하룻밤일 경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