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제안 3장. 그녀와의 처음 (1) 5화
무료소설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54회 작성일소설 읽기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3장. 그녀와의 처음 (1) 5화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온 건지, 손이 덜덜 떨렸다. 이제야 모든 상황이 완전히 실감되었기 때문이다.
그건 욕심이었다. 적당히 딜을 잘했고 좋은 기회라 생각했지만 내가 가지게 될 것들에 눈이 멀어 앞뒤 정황을 충분히 살펴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시간이라는 시간 만을 준 것엔 그런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
회장님 비서과 돌아가고 난 후 나는 집 앞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앞으로 뭐가 어떻게 될까부터 시작해서 일이 틀어지면 신변에 위협이 생기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야겠지만 나도 나름의 대책을 세워 놓을 필요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쉬지도 않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미래전략실로 들어간 것도 쉽사리 당하지 않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그들이 나를 함부로 할 수 없도록 최대한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있어야 했다.
이게 정말 기회인 걸까 아니면 위험인 걸까?
그리고 갑자기 내 인생에 들이닥친 신유연이라는 여자는 어떤 사람일까……?
갑자기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나 컴퓨터를 켰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기본적인 사항을 알아둘 필요가 있었다.
***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부산스럽게 설쳐야 했다. 이미 어제 저녁, 오늘 내가 가야 할 장소와 시간이 문자로 도착했다.
정장을 입고 갈까 생각하다가 복장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요구도 받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편한 차림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뭐라고 하면 안 입으면 되니까 청바지와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처음에는 계약 때문에 하는 일이어서 무언가 내가 손해 보고 있거나 대가의 상응한다는 생각이 컸는데 어제 저녁부터 왠지 모를 묘한 설렘 같은 것들이 생겼다.
집 앞에는 이미 차가 도착해 있었다.
신유연을 모르는 대한민국 군인이 있을 리가 없다. 최고의 하이틴스타였고 청순한 연기로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은 그녀였다.
하지만 20대 중반, 아직은 어린 나이라 할 수 있는 그녀가 나이 차가 꽤 나는 재벌과 결혼했다는 사실은 세간 사람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열애설 사진이 찍히고 난 후 석달 만의 결혼이라 항간에는 임신설도 파다했다.
“도착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차는 지난번과 다른 곳에 도착해 있었다. 도심을 살짝 벗어났지만 딱 봐도 부촌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차고로 들어가자 주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 비서실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시죠.”
“네.”
잠시 나를 서재 같은 공간으로 데려간 그는 나에게 지난번처럼 수정된 계약서의 형태로 만들어진 종이를 보여 주고 USB를 건넸다.
“읽어 보신 바와 같고 비밀번호는 휴대폰으로 보내 드렸습니다. 말씀하신 금액은 양도성예금증서 형태로 발행해 약간의 세탁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한 달 내로 마무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카드는 이 모든 일들이 끝날 때까지 필요한 곳에 쓰시면 됩니다.”
“네. 뭐든지요?”
“네. 물론입니다.”
“그리고 여기 명함 받으시죠.”
그는 두 개의 명함을 건넸다.
“하나는 직접 전화하셔서 원하시는 차종을 고르시면 아마 알아서 처리해 줄 겁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방문하셔서 원하시는 집을 고르시면 됩니다.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네…….”
고작 카드 세장을 받아 지갑에 넣었다. 그런데 이걸로 차와 집 그리고 돈까지 생겨 버렸다. 지금까지 내가 뭘 하면서 살아왔는지 잠시 회의가 드는 순간이었다.
그때 이 실장이 작은 검은색 케이스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카메라입니다. 약속하신 바는 알아서 지켜 주실 걸로 믿습니다. 인위적인 수단을 쓰는지 확인 가능한 선에서 촬영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서실장의 표정은 여전히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따라오시죠.”
나는 그를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갔다. 전체적으로 엔틱한 느낌의 장식들과 크리스탈 조명 때문에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계단을 올라 왼쪽 건너편에 있는 커다란 방문 앞으로 그가 나를 안내했다.
“저는 이제 이 집을 나갈 예정입니다. 끝나고 나시면 전화 주십시오.”
“네, 저…….”
그는 문을 열어 주지도 않고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일면식도 없는 상태에서 나보고 혼자 들어가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하지만 내가 가진 장점 중에는 약간의 뻔뻔함도 있었다. 없는 놈이 기죽지 않고 살려면 그런 게 필수적이었다.
똑똑.
“네.”
안에서 들릴락 말락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직접 열어 주지 않는 건 들어오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큰 침대가 보였고 그 앞에 조그마한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의자에 그녀가 앉아 있었다.
아직은 오후라 그녀의 뒤쪽 커다란 창에서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그녀가 더 빛나 보였다.
신유연……이었다.
태어나서 내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를 보는 순간, 사람이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깨닫게 됐다. 말을 잃게 하는 아름다움이었다.
그녀는 어깨보다 살짝 아래로 내려오는 검고 긴 웨이브컬의 머리와 대비되는 순백의 원피스를 입고 나를 보고는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혹시 사전에 이야기가 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앉으세요.”
내가 순간적으로 머뭇거리자 그녀가 나에게 앉으라고 자리를 권했다.
“네.”
그녀의 미모 앞에 나의 뻔뻔함 따위로는 말도 붙이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의 피부가 어쩜 저렇게 투명하고 맑을 수가 있는지…… 그리고 깊고 커다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마냥 이렇게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저…… 혹시나 해서 제가 드리는 질문인데 이야기를 듣고, 그러니까 회장님과 이야기가 된 건가요?”
“다, 알고, 왔어요.”
처음으로 제대로 들어 보는 그녀의 뚜렷한 음성이었다. 떨리지 않고 나보다 더 차분해 보였다.
“아, 그러셨구나.”
도대체 어떻게 대화를 풀어 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다짜고짜 침대로 데리고 갈 수도 없었다.
차라리 무슨 소개팅이었다면 이런저런 질문이라도 해 볼 텐데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힐끗힐끗 훔쳐본 본 그녀의 얼굴은 생각이 많아 보였다.
“괜찮……으세요?”
내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아뇨.”
“그럼 저 그냥 나갈까요?”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어정쩡하게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걸로 보아서 그게 어떤 의미인지 그녀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여기까지 와서 더 머뭇거릴 필요는 없었다.
“오늘만 보고 말지 앞으로도 계속 볼지는 모르겠어요. 나도 이 미친…… 아니, 이 말도 안 되는 장단에 놀아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유연 씨가 거기에 동의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에요. 물론 나도 이 일을 통해서 얻는 게 있어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유연 씨가 거절하면 충분히 원점으로 되돌아 갈 수 있어요.”
그녀가 잠시 깊은 숨을 쉬었다.
“그럴 수 없을 거예요. 나도 당신도…….”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쪽으로 걸어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천천히 커튼이 쳐졌다.
자연광만으로도 충분히 밝았던 방 안은 어느새 어두컴컴하게 변해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등을 보이고 조심스럽게 원피스 지퍼를 내렸다.
모든 게 슬로우 비디오처럼 눈앞에서 흘러가고 있었다.
조용한 방 안이라서 그런지 그녀의 지퍼 소리가 더욱더 크게 들렸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왠지 그녀가 들었을 것만 같았다.
원피스가 내려가자 아이보리색 속옷을 입은 그녀의 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작은 얼굴 탓에 이루어진 절묘한 비율, 단언컨대 완벽한 뒷모습이었다.
잘록한 허리와 그녀의 엉덩이를 타고 흐르는 허벅지 라인과 미끈한 종아리를 거쳐 얇은 발목까지, 누가 빚어 놓은 듯한 완벽함이었다.
그녀는 손을 등 뒤로 뻗어 브래지어 후크를 풀고 나머지 한 팔로는 그녀의 가슴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침대 안으로 몸을 숨겼다.
이불을 가슴께까지 끌어당기고 침대 헤드보드에 기대앉은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이쪽, 으로.”
나도 조심스럽게 침대 앞으로 발을 옮겼다. 그녀가 벗고 침대 위로 올라갔는데 나도 벗어야 하나 허락을 받고 벗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벗을, 까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하고 나서 보니 정말 병신 같은 질문이었다.
상의 하나와 바지와 양말까지 모두 벗어 버리자 달랑 팬티 한 장만 남아 있었다. 그러고 나서 나도 깜짝 놀랐고 그녀도 살짝 얼굴을 붉히는 것 같았다.
나는 단순히 그녀의 몸을 보고 감탄만 하고 있었는데 내 아랫도리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열정적으로 텐트를 치며 본인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나도 얼른 침대 속으로 몸을 숨겼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당연히 내가 상황을 리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긴장한 탓에 나도 뭔가 굳어 있는 것 같았다.
“누울래요?”
내 말에 그녀가 말없이 스르륵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기며 반듯하게 자리에 누웠다.
모든 일은 일단 누워야 시작이 되는 거다.
나도 그녀의 옆에 따라 누웠지만 도저히 먼저 시작할 수가 없었다. 오늘 처음 만났고 대화라고 해 봐야 기껏 몇 마디 건네 보지도 않은 사이였다.
직업여성이면 차라리 그렇다고 이해나 하지.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었다. 우리 둘 다 긴장을 좀 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혹시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어요? 가령 싫어하는 자세…… 아니, 체위 같은 거라든지, 뭐 말을 하지 말라든지. 얼굴이 오징어 같으니까 고개를 돌리라든지.”
순간 그녀의 표정이 살짝 변화가 생겼다.
웃은 건가?
그건 웃는 표정도 아니었고 우는 표정도 아니었지만 화난 표정도 아니었다. 딱히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분명 나의 농담에 반응을 보였다.
“진짜로 오징어 같진 않을 텐데, 그래도 혹시 꺼리는 게 있다면.”
“그냥 최대한 빨리 끝내, 주세요. 그거면 돼요.”
내 농담에 반응을 보였다는 건 아무래도 착각이었나 보다. 젤 같은 걸 쓸 수 있다면 바르고 재빨리 삽입할 수 있으니까 빨리 끝날 수가 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콘돔은 그렇다치고 이런 거까지 인위적인 것에 포함이 된다면 병원에 갈 때 얘는 어떻게 나으려는지.
“바로 어떻게, 그, 렇게, 어…… 넣, 아니, 그냥 하면 아플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좀 만지거나 해서 반응이 생겨야…….”
“전, 그런 거 없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요.”
뭐가 없단 말이지? 불감증 같은 걸 이야기하는 걸까? 어찌 됐든 그건 시작해 보면 알 일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로 가서 캠코더를 꺼냈다. 그리고 녹음 기능을 끄고 테이블을 모서리 쪽으로 옮겨 대각선 쪽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일 수 있게 최대한 멀리 위치시켰다.
다른 어떤 도구를 쓰는지 안 쓰는지만 그들이 확인하면 되는 거 아닌가. 굳이 가까이에서 모든 걸 자세하게 보여 주기는 싫었다.
나도 그렇겠지만 그녀도 그걸 원 할 것 같았다.
드디어 카메라가 돌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원한 요구사항이에요. 우리의 어떤 목소리도 녹음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소리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거예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나는 천천히 이불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나는 서서히 몸을 낮추어 그녀에게 밀착시켰다. 나의 몸이 그녀의 몸 위로 완전 겹쳐졌으나 우리의 얼굴은 그럴 수가 없었다.
심하게 흔들리는 그녀의 눈빛이 보였다. 가까이서 봐도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의 눈동자 속에 내가 보였다.
“지금이라도 괜찮아요. 싫으면 그만해도 돼요.”
“난…… 이제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그녀가 눈을 감았다. 어쩔 수 없다는 그녀의 말이 내 귀에는 모든 걸 포기했다는 말로 들렸다. 안타깝지만 나도 여기서 모든 걸 되돌릴 수는 없었다.
우리 둘 다 어쩌면 원하지 않았겠지만 또 어찌 보면 본인의 의지로 여기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최소한의 고통은 줄여 주고 싶었다.
나는 그녀의 등 뒤로 손을 넣어 옆으로 누웠다.
우리는 곧 서로 마주 보고 옆으로 누워 있는 자세가 되었다. 놀란 그녀가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잡았다.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탄력감이 느껴졌다. 내 손 안에 들어오는 그 느낌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떨림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내 손은 부드럽게 그녀의 등 뒤로 흘러 들어가 등을 쓰다듬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감았다. 어쩌면 끝날 때까지 눈을 뜨지 않을지도 몰랐다.
내 손은 천천히 움직여 그녀의 등과 옆구리를 거쳐 그녀의 엉덩이로 향했다.
딱히 규칙적이지도 않고 거칠지도 않은 나의 움직임에, 경계하던 그녀의 몸이 살짝 누그러지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조금 지루해도 나는 천천히, 그리고 한참 그녀의 온몸 구석구석을 만지고 쓰다듬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의 손길에 익숙해질 때까지, 그녀의 몸을 만지며 부드러운 살갗과 곡선을 내 머릿속에 담았다. 아름다운 여자였다.
나는 몸을 내려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가져갔다.
떨리는 내 숨소리로 그녀도 나의 다음 행동을 예상했는지 큰 숨을 들이마셨다. 내 입술이 그녀의 유두를 살짝 머금었다.
“으흡.”
그녀는 자신의 소리에 자기가 놀라 스스로의 입을 틀어막았다. 딱히 나쁜 반응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