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제안 74장. 재회 78화
무료소설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90회 작성일소설 읽기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74장. 재회 78화
“누구세요?”
쇳소리가 날 만큼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내 모습을 확인한 유연이 문을 닫으려는 걸 간신히 막아 세웠다.
“잠깐만 유정아…… 얘기 좀 해.”
“너랑 할 얘기 없어! 너 때문에 모든 게 끝났어!”
“잠깐이면 돼! 꼭 할 이야기가 있어.”
“필요 없다니까!”
“너희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야.”
집 안으로 들어가자 예전에 왔을 때 깔끔했던 모습은 없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옷가지와 휴지들, 시켜서 먹은 건지 사다 먹은 건지 대충 묶여 있는 음식 쓰레기 봉지들이 악취까지 풍기고 있었다.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얘기해 봐, 우리 엄마에 대해서 도대체 네가 무슨 할 이야기가 있다는 건지.”
“너 도대체 왜 이래?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거야? 네 인생은,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어?”
“신유연이랑 잘되어 가는 모양인데 가족 행세라도 하고 싶은 거야? 잔말 말고 우리 엄마 이야기라는 게 뭐야?”
헝클어진 머리와 늘어진 셔츠를 입은 유정은 여전히 자신의 엄마 이야기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차라리 모르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사는 게 유정이에게 더 편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지금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 지금까지 살아왔던 자신의 인생들이 모두 부정되어 버리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사실을 알지 않으면 앞으로의 남은 유정이 인생은 더 끔찍하게 변해 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 자신을 믿어 주는 부모님들이 있기 때문에 유정이가 잘 극복할 수 만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온 것도 사실이었다.
“오늘 유연 씨 부모님 만나고 왔어.”
“그래서 나한테 자랑이라도 할 셈이야?”
“그건 아니고 거기에서 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어.”
“그게 뭔데?”
유정은 경계심을 잔뜩 품은 야생 고양이 같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들은 사실들을 있는 그대로 전해 줄게. 판단은 네가 하면 되잖아.”
“…….”
나는 천천히 유연 씨 집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모두 해 주었다. 의외로 별다른 반발 없이 그녀는 내내 듣고 있기만 했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 어머님 아버님 품으로 돌아가…….”
“지금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거야? 우리 엄마가 불륜을 저지른 여자라는 걸 나보고 믿으라는 거냐고~!! 증거 있어? 어떻게 증명할 건데?”
“그분이 아버님의 친구이셨대. 직접 가서 물어보면 알 수 있잖아.”
“…….”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유정이 한동안 고개를 푹 숙였다.
“다른 거 생각하지 마. 돌아가신 너희 어머니도, 지금의 어머님도 모두 다 너를 위해서 그렇게 하신 일들이야. 그분들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더 이상 이렇게 망가지지 마. 너하고 나 유연 씨, 우리 똑같이 너무 힘들게 살았잖아. 앞으론 조금 다르게 살아 보면 안 될까? 이제부터라도 가족들끼리 서로 보듬고 웃으면서…… 그렇게 살면 안 될까 유정아?”
“하, 하하, 하하하…… 가족. 나 그런 거 없어. 애초에 없었어. 있었다고 해도, 이젠 돌아갈 수도 없고.”
소리를 내고 있진 않았지만 그녀의 뺨을 타고 굵은 눈물방울들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있어. 두 분 다…… 아직 널 걱정하고 기다리고 계셔. 그리고 아직 널 언니라고 생각하고 놓지 않은…… 여동생도 있어.”
“으윽…… 흑…… 흑윽.”
울음을 참으려는 듯 그녀의 어깨가 심하게 떨려 왔다.
“이제 기회는 너한테 있어. 그만 방황하고 얼른 돌아와. 유연 씨는 필리핀에 있어. 아이를 가졌고…… 조금 있으면 너한테도 조카가 생길 거야. 흠…… 이제 가야겠다.”
“…….”
“나도 잠시 널 미워했는데 이제는 아니야. 너도 어리고, 또 오해해서 가족들을 미워했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갈게. 그리고 또 연락할게.”
난 유연이 있는 필리핀의 연락처를 쪽지에 적어 유정의 곁에 두었다. 내가 유정의 집을 나올 때까지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는 걸 분명 깨달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 언젠가는 돌아오지 않을까? 지금 당장에는 힘들고 어렵겠지만 말이다.
***
드디어 내가 해야 할 모든 일들이 끝났다. 이제 필리핀으로 가서 유연을 만날 일만 남아 있었다. 유연에게 깜짝 선물을 해 주고 싶어 일부러 알리지 않고 가는 길이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보던 도중 오현태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건 뭐야?’
서둘러 강 총장에게 전화를 걸자 얼마 후 그가 전화를 받았다.
“총장님, 오현태 기사 봤어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아~ 별거 아냐. 꼼수지 뭐. 하도 아프다고 징징 대길래 며칠 쉬라고 그렇게 하라고 했어. 왜 병원에서 황제처럼 지내는 양반들 많아. 알면서도 조금은 눈감아 주는 거지. 옛정도 있는데. 그렇지만 사법처리 하는 데는 문제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게. 병원에서 며칠 좀 쉬다가 돌아올 거야.”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 이사는 어떻게 됐어요?”
“거긴 까 보니까 오현태보다 더해. 아마 회복이 불가능할 거야. 자네가 부탁대로 한 이사가 와이프와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 뒀네. 어쨌든 한 이사 와이프가 우리한테 큰 도움을 준 게 사실 아닌가.”
은지가 위험한 일을 해 줬다고 말해 주었더니 나름 신경을 잘 써 준 모양이었다.
“고맙습니다, 총장님. 믿고 잘 떠나겠습니다.”
***
공항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여기가 다른 나라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기온, 옷차림, 사람들의 생김새까지 나에게는 아직 낯설었다. 이런 곳에 혼자 온 유연은 얼마나 무섭고 불안했을까.
여기저기서 전형적인 필리핀 식 영어 발음들이 들려왔다. 그중에 한 기사를 불러 동현이에게 건네받은 주소를 내밀었다. 그가 웃으며 짐을 받았다.
도착해서 요금을 지불하고 내렸다. 풀빌라 중 하나를 유연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겉에서 보기엔 그럴싸한데? 그럼 여기가 내 거란 말이지?’
아직 제대로 된 내 집도 없었는데 풀빌라를 소유한 사람이 되다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외관도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침 한국사람 한 명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그도 한국 사람인 나를 보자 약간 경계하는 눈빛을 보였다.
“혹시……?”
“누구요?”
그는 잔뜩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형님. 저 동현이 친구입니다. 유지훈이라고 합니다.”
“아~ 으뜸이 아빠?!”
“네? 네…… 으뜸이 아빠, 요.”
“허허허…… 아니,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애기 엄마가 이제나저제나 애기 아빠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가 사람 좋은 웃음을 터트리며 솥뚜껑만 한 손으로 내 어깨를 두드렸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나를 때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하…… 네, 조금 늦었죠? 어디로 가야 유연 씨 볼 수 있나요?”
“아, 애기 엄마 우리 집사람이랑 시장 갔어요. 아마 조금 있으면 올 테니까 먼저 들어가서 기다려요.”
“네.”
그가 나에게 유연이 있는 곳을 직접 안내해 주었다.
“여기 밖으로 나가면 바닷가도 있고, 경치도 끝내줘요~ 여기 산 건 엄청 잘한 거야.”
“형님 덕분이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야 뭐, 나도 돈 받고 하는 일인데. 그럼 여기서 좀 기다려요. 나도 나가서 일 좀 봐야 하니까.”
“네. 그리고 제가 아직 연락을 안 하고 왔거든요. 놀래 주려고…… 제가 여기 있는 건 비밀입니다.”
“아, 알았어요. 너무 놀라게 하지 마요. 애기 놀라.”
“네, 알겠습니다.”
그가 나가고 나서 야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한국에 오래 있을 때 우리가 갔던 것처럼 밖에는 작은 풀장과 선베드들이 있었다. 그 밖을 벗어나면 바로 바다가 보였다.
유연이 쓰는 침대도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자는 머리맡 옆에 아기와 임신에 관련된 책들이 쌓여 있었고 그 옆에 작은 액자가 하나 보였다. 일본에서 우리가 찍었던 스티커 사진이었다.
그걸 보니 마음이 또 짠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올 때 예쁜 사진을 많이 찍으려고 미리 좋은 카메라까지 구입해 왔다.
그때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문을 열고 들어오던 그녀가 눈이 마주쳤다.
햇볕에 그을려 약간은 탄 그녀의 모습이 더욱 건강하게 느껴졌다. 보자마자 나에게 달려올 줄 알았던 그녀는 얼굴을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
서프라이즈를 해 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놀라고 말았다. 서둘러 뛰어가 그녀를 일으켜 안았다.
“으앙! 엉, 왜, 이제 왔어…… 엉……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미워…….”
“하하하, 미운데 왜 이렇게 꼭 끌어안고 있어요?”
“좋으니까…… 엉엉…… 그렇지…….”
“어디 봐요.”
그녀를 내 품에서 떨어트리고 나서야 유연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많이 탔네.”
“그럼…… 여기에서 몇 달을 있었는데…….”
아래에 검은색 롱 원피스를 입고 있는 그녀의 배가 볼록하게 솟아 있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
“여기…… 만져 봐요. 나 어젯밤에 약간 태동을 느낀 것 같아요.”
“벌써요?”
나의 물음에 유연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그렇게 느끼기엔 얼마 안 된 거 아니에요?”
“원래 20주부터 느껴진다고 하는데, 난 느꼈어요.”
이래서 부모들은 거짓말쟁이가 된다고 하나 보다. 그녀는 이제 고작 15주차였는데 말이다.
나도 조심스럽게 손을 가져다 대어 봤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느낌이 나질 않았다.
“조용한데요?”
“그래요? 그럼 아직 자고 있나 봐요.”
배가 나와 있어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오히려 더 사랑스러워졌다.
그녀가 다시 나에게 안겨 왔다.
“이제 다 끝마치고 온 거예요? 이제 우리만 생각하고, 우리끼리 이렇게 살면 되는 거 맞죠?”
“그럼요, 이제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유연 씨는 아기만 생각해요. 이제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할 거니까…….”
“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우리 둘의 입술이 격렬하게 부딪쳤다.
“침대로 갈까요?”
유연이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75장. 낯선 전화
“근데 유연 씨, 아기 있는데 괜찮을까요?”
침대 위에 올라와 옷까지 다 벗었는데도 나는 왠지 망설여졌다. 혹시라도 그녀와 아기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책에서 봤는데 아주 임신 초기만 아니면 괜찮데요. 나는 이미 중기로 접어들었고…… 의사 선생님이 태반도 아주 건강하다고 했어요. 그러니…… 괜찮을 거예요. 또 책에서 임신 중기로 접어들면 성욕이 회복되거나 오히려 증가한다고 했어요.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골반부로 향하는 혈류량이 증가해 성기능을 더 활발하게 한다나?”
“책 말고, 유연 씨는 어때요? 나랑…… 하고 싶어요?”
“당연한 걸 왜 물어요…… 바보같이…….”
배가 조금 나온 탓에 우리는 서로 마주 보고 안아야 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이미 불타오르는 우리를 막진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이고 격렬하게 그녀가 내 입술을 탐했다. 나도 지지 않고 그녀의 입속 구석구석을 헤집었다.
“하아……아.”
키스만 했을 뿐인데도 내 물건은 벌써부터 발기해 쿠퍼액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유연이 내 페니스를 잡고 부드럽게 앞뒤로 흔들어 주었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짜릿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나도 그녀의 다리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따뜻하고 미끌거리는 감촉이 손끝에 느껴졌다.
유연의 애액도 벌써부터 흘러넘치고 있었다.
“하아…… 손가락은 넣으면 안 돼요, 감염 때문에…….”
“아…….”
“가슴은 돼요…….”
자신이 말을 해 놓고도 쑥스러운지 그녀가 얼굴을 붉혔다. 원래도 작은 가슴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훨씬 더 커져 있었다. 부풀어 올라 있다는 표현이 옳을 만큼 빵빵했다.
“하읍…… 아…….”
그녀의 가슴을 크게 베어 물자 입에서 달뜬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슴이 더 커졌어요…….”
“아흐, 그래서 더…… 좋아요?”
“그전에도, 좋았어요.”
쮸웁…….
“하윽…… 아, 가슴만 애무한 건데도…… 너무.”
“나도 유연 씨가 손으로만 만져 줬는데 벌써 쌀 것 같아요.”
“아흑, 나도 좋아서…… 너무, 아앙~ 내 몸이 이상해져 버린 건가?”
“지극히 정상이에요…… 내 앞에서는 얼마든지 그래도 돼요.”
“아흥~ 지훈 씨, 못 참겠어요. 이제 그만 넣어 줘요, 아흑…… 이렇게…….”
그녀가 내게 등을 돌리고 옆으로 누웠다. 우리는 나란히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백허그를 하는 자세를 취했다. 배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이 자세가 가장 좋았다.
벌써부터 내 물건은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질 입구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이제 넣을까요?”
“후우…… 천천히 넣어요, 너무 깊숙하게 넣으면 안 돼요.”
“알겠어요,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