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노예 (한유정) 4화
무료소설 축사노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0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축사노예 (한유정) 4화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자신의 소중한 부위에 날카로운 날이 닿아있는 기분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심지어 그 면도칼이 제대로 위생관리조차 되어있지 않은, 녹이 슬어있는게 눈에 보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을 경우에 말이다.
마치 목줄을 잡힌 개처럼 그녀는 엎드린 상태에서 자신의 허벅지를 벌려서 최대한 그가 면도하기 쉽게 해주고 있었다. 일부러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니었고 그가 언제 돌변해서 면도날로 자신의 살을 그어버릴 줄 모르니 그가 빠르게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벌려주는 것이었다.
"아주 털이 복슬복슬하구먼. 이렇게 덥수룩하면 부끄럽지도 않어?"
서걱거리면서 털이 잘리는 소리는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하물며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곳의 털을 잘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오죽할까. 날이 제대로 갈리지 않은 면도날이었기에 제모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서 몇 번이고, 마치 짐승의 털을 억지로 잘라내는 것처럼 한뭉터기의 음모를 움켜쥐고 그것을 면도날로 비벼서 자르는 행동을 하는데 그야말로 이것 이상의 굴욕이 어디에 있을까.
게다가 제모크림이 아니라 빨래비누로 거품을 내서 강제로 묻혀놓았기에, 예민한 피부를 지닌 유정은 사타구니가 제모로 인한 고통과 비눗물의 자극으로 인해서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지금 그에게 반응을 보였다가는 어떤 짓을 당할지 모르니 재갈을 이로 악물은 채 참고 있었다.
"자, 지금부터는 딱 다리에 힘 주고 가만히 있는 거여. 알겄지?"
안 그래도 지금 유정은 허벅지에 경련이 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하게 힘을 주고 버티고 있었다. 여성으로써 가장 소중한 부분을 관찰당하면서 강제로 제모를 당하는 상황은 그야말로 눈물이 주룩주룩 흐를 정도의 굴욕이었지만 살기 위해 그녀는 억지로 그 굴욕을 삼키고 있었다.
"이게 왜 이렇게 안 들어?"
짧아진 유정의 음모를 깔끔하게 잘라내려 했으나 매끈하게 잘 베인 면도칼로도 쉽지 않은 제모를 날이 다 뭉개진 녹슨 면도칼로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 이거 참 안 되겠구먼."
하지만 호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비눌뭇을 더 묻혀서 유정의 사타구니에 문지르고 면도날을 살에 딱 붙였다.
"으으으읍!!"
"어우 야, 가만히 있으라니......"
면도날이 살에 닿는 순간, 유정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움찔하며 허리를 튕기고 말았고 그 모습에 당황한 호준의 칼질이 그대로 미끄러지면서 음모가 아닌 유정의 사타구니를 베어버렸다.
"!!!!!!"
마치 뜨거운 무언가로 하반신을 지져버리는 것만 같은 격통이 허리를 타고 흐른다. 털을 자르는 일에는 그토록 무딘 면도날이었지만 유정의 살점을 자를 때에는 어찌나 잘 들었는지 호준이 그다지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외음부의 도톰한 살에 손톱 하나만큼의 상처를 내고 말았다.
"그브브브브......"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부들부들 경련하고 있는 유정을 보며 호준은 다급하게 가지고 온 물로 상처입은 부분을 씻어내었지만 한번 터진 상처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다급하게 나가는 호준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유정은 지금까지 버텨온 정신적 피로와 육체적인 피로, 그리고 굶주림 때문에 점점 의식을 잃고 있었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유정은 자신이 어째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 * *
"하아... 하아..."
안전하게 집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지쳐서 호준의 집 마루에 주저앉아 있었다. 한 번 앉아버리니 몸을 일으킬 힘도 없어져서 그녀는 무방비하게 들이누운 상태로 숨만 헐떡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려셔요?"
"물... 물 좀 가져다 주세요..."
헐떡거리며 숨을 쉬는 그녀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은 호준은 주방으로 가서 수돗물을 대접에 잔뜩 담아서 그녀에게 가져다 주었고, 그녀는 호준의 손에서 대접을 빼앗듯이 가져가서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하아아아......"
이제야 겨우 한숨을 돌리고 나니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브래지어를 다 드러낸, 심지어 유두가 조금 삐져나와서 보일 정도로 옷이 흐트러져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급하게 옷을 추스렸지만 이미 너덜너덜한 옷으로는 제대로 가릴 수가 없었다.
"저... 죄송한데 옷 좀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나중에 새 옷으로 하나 사드릴게요."
"아니여요. 괜찮으니까 이거 입으셔요."
곰 같은 인상을 하고 있는 호준이 예상 외로 친절하고 잘 대해주자 그녀는 안심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순박한 시골 청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호준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호감이 생길 정도였다.
호준이 빌려준 커다란 남방을 겉에 걸친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아까 산에서 길을 헤매면서 그녀의 부모님과 경찰에게 자신이 죽을 것 같다고 도와달라고 전화를 했는데, 다행히 이렇게 인가를 찾아 도착했으니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릴 필요가 있었다.
"응... 여보세요? 엄마? 응. 나야. 길 찾았어. 아니... 터미널까지 간 것은 아니고. 사람 있는 인가까지 왔으니까 이제 괜찮다고. 여기서 내려가는 길만 물어봐도 되고, 아니면 너무 피곤한데 자고 내려가도 되는 거고... 여기 누가 있냐고?"
힐끔힐끔 통화하면서도 호준의 눈치를 보는데, 오히려 자신의 집임에도 불편한 듯이 꾸물거리고 있는 호준을 보면서 그녀는 피식 웃어보이고 말았다.
"알았어. 그냥 내려갈게. 파출소 같은데서 터미널까지 보내달라고 하면 되겠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잠이나 자. 내일 올라갈 테니까."
통화를 끝낸 그녀에게 호준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괜찮은 거유? 어디 다친 곳은 없고?"
"네... 조금 지쳐서... 그래요. 다리가 후들거리기는 하지만요."
그녀는 치를 떨고 있었다. 근처 계곡에서 혼자 여유롭게 즐기다가 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해가 빨리 저물어버리고 짐도 잃어버린 채 헤매다가 갑자기 산짐승이 튀어나와 죽어라 달리다보니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중간에 길을 잃었을 때에는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어서 살려달라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이렇게 안전한 곳에서 숨을 돌리고 나니 나이 24살이나 먹고서 무슨 짓인지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피부가 긁힌거 같은데 조금만 기다려유."
방으로 들어갔다 나오면서 호준은 상처에 바르는 소독약, 통칭 빨간약을 들고왔다.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지만 뺨이나 어깨 등 나뭇가지에 긁힌 부분이 너무 아파서 그녀는 결국 얌전히 호준에게 상처를 내밀었다.
"아야야..."
"이게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금방 나아유."
커다란 덩치로 조그만한 솔을 들고 꼬물거리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꺄르르 웃음을 터뜨릴뻔 했다. 상처에 밴드까지 일일이 붙이고 나자 그녀는 호준에게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여기서 마을로 내려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시간이 늦었는데 괜찮은 거유?"
"네, 부모님이 걱정하시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신세를 지기에도 죄송하고요."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지갑에서 자신의 명함을 꺼내주었다.
"제 이름은 한유정이라고 해요. 이 은혜는 반드시 사례할 테니까 나중에 연락 주세요."
"한유정......"
"그럼 고마웠어요."
유정은 대문 밖으로 나가서 불빛이 보이는 마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비록 가로등도 제대로 없는 어두운 산길이었지만 달빛과 마을에서 빛나는 가로등의 노란 불빛 덕분에 발을 헛디디거나 길을 잃을 일은 없었다.
탁. 탁탁탁탁탁탁!!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빠른 발소리.
유정은 뒤를 돌아보려고 했지만, 그녀가 돌아보는 것보다 빠르게 뒷목에 한 충격이 전해지면서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녀가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호준의 한 마리 가축이 되어 축사에 묶여있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