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노예 (가축 길들이기)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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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6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축사노예 (가축 길들이기) 9화
9화 - 가축 길들이기
"자...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당황한 유정이 어떻게 해서라도 토사물을 치우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주워담으려고 했지만 그것이 쉬울리가 없었다. 하지만 극도의 공포로 인해 패닉에 빠져있는 유정으로써는 자신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바닥에 널브러진 토사물들을 손으로 치우려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유정이 야단법썩을 떠는 동안 호준은 침묵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움직이며 호준의 분노를 식혀보려고 했던 그녀였지만, 호준의 침묵은 그가 화를 내며서 그녀를 구타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욱 그녀를 불안하고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히윽... 히으으윽..."
결국 참지 못한 유정은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지금의 상황이 서럽고 굴욕적이라는 생각은 이미 다 잊혀진 채,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어린아이가 겁에 질려서 우는 것처럼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었을 뿐이었다.
"히윽... 미안해요... 미안해요..."
울면서 빌고 있는 유정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호준은 천천히 자세를 낮추었다.
"어이구... 체하기라도 한겨? 속은 좀 괜찮고?"
"미안해요... 더럽혀서 미안해요..."
"괜찮여. 어차피 축사잖여. 원래 다 한번씩 더럽히기도 하고 그러는겨."
공포에 질려서 울면서 떨고 있는 유정의 등을 호준의 두꺼운 손이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렇게 다 게워내다니... 어디 속이라도 체한겨?"
그리고는 다른 손으로 유정의 드러난 배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소름에 끼쳐하거나 불쾌한 기분을 받을 유정이었지만 지금 극도의 공포 상황에 몰려있다가 부드럽게 자신을 위로해주는 호준의 손길을 받으니,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지만 조금씩 안심이 되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호준이 손이 약손이다... 호준이 손이 약손이다..."
어렸을 적, 외갓집에 놀러갔다가 식중독에 걸렸을 때 유정의 배를 쓰다듬여주던 외할머니의 손길이 떠오르고 있었다.
부글거리면서 뒤틀려 있던 속이 안정되기 시작한다. 지금 구토를 해서 속이 비어서 가라앉은 것이지만, 유정의 입장에서는 호준의 손길 덕분에 속이 나았나라는 착각을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래도 이렇게 더러워졌으니 씻어야겄네."
호준은 목 뒤에 걸려있던 자물쇠를 열어서 사슬과 목걸이를 분리하고, 겁에 질려서 다리가 풀려있는 유정의 몸을 안아들었다.
유정이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는 무뚝뚝한 고시생으로 공부도 잘하고 잘생기기는 했지만 로맨틱한 사람은 아니었다. 단지 공부를 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쌓이는 성욕을 풀기 위해 유정을 사귀었던 재미없는 남자였기에 유정은 직장에 들어가고 난 뒤에는 더 이상 그의 무뚝뚝함을 버티지 못하고 그와 헤어졌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냉정하게 유정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면 내버려두었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충돌이 있어도 자신의 애인인 유정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잘못이 덜하다면 다른 사람의 편을 들어주는 그런 행동을 한 적도 있었다.
단 한 번도 이렇게 부드럽게 유정을 안아준 기억이 없었다. 유정이 그를 사랑해서 그와 잠자리를 가지고 싶어할 때, 그가 공부를 해야한다면서 정 필요하다면 입으로라도 자신의 것을 빨라고 한 것이 유정이 처음으로 입을 이용해 남성기를 자극하는 구강성교를 했던 경험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 호준의 따뜻한 품은 그리고 극한상황에서의 이런 행동은 그녀를 안심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남성들보다 크고 떡 벌어진 어깨는 마치 커다란 곰을 연상시켰지만, 넓음에도 불구하고 동글동글한 어깨라인과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표정이 경계심보다는 안도감을 먼저 가지게 해준다.
집 안으로 들어간 호준은 자신의 품에 토사물로 범벅이 되어있는 유정을 안은 채 들어가서 바로 샤워실로 향한다. 태양열 보일러와 연결되어 있는 온수기를 작동시키고킨다.
일반적인 도시의 샤워시설과는 다르게 바닥은 타월이 아니라 거칠거칠한 콘크리트로 되어있는 것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더럽거나 어설프지는 않고 꽤나 괜찮은 시설이었다.
오히려 유정의 옛 남자친구가 살던 원룸의 샤워실이 이것보다 더욱 더럽고 시설이 좋지 않았기에 유정에게 있어서 이 정도면 감지덕지였다. 샤워실의 작은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아직까지 공포감이 가시지 않아 벌벌 떨고 있는 유정을 보면서 샤워기를 틀어서 온수가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한다.
두 사람은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다만 샤워기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만이 샤워실을 채우고 있었고 자신의 손으로 온수의 온도를 체크한 호준은 조심스럽게 유정의 발에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뿌렸다.
"......! 앗 뜨거...!"
"아, 그런겨? 미안혀. 내가 피부가 두꺼워서 이 정도는 미지근혀서... 금방 온도 줄여줄게. 화상입거나 그런건 아니여?"
당황해서 찬 물을 많이 틀다가 그것이 몸에 닿자 깜짝 놀라는 호준을 보면서 유정은 처음으로 자신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는 것을 느꼈다.
"자, 이 정도면 아마 몸에 맞을겨."
적당히 피부에 와닿는 따스한 온기. 토사물과 바닥에 쌓여있던 먼지가 닿아서 더럽혀져 있던 유정의 몸을 따스한 온수가 씻겨주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스펀지에 바디 클렌저를 묻혀서 토사물과 먼지, 땀, 그리고 흘러넘친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있던 유정의 하반신을 부드러운 거품이 감싸기 시작한다.
"하아......"
차가운 냉골에서 있다가 이렇게 온수가 몸에 닿으니 유정은 몸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이상한 짓을 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호준은 묵묵히 유정의 몸을 씻겨주기만 할 뿐이었다.
"악......"
단지 부드럽게 씻겨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거품이 유정의 질 사이로 들어가면서 그 전에 입었던 상처로 인해 고통을 느꼈지만, 그것을 눈치챈 호준이 샤워기로 하반신에 물을 뿌려주면서 금방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좀 깨끗해진겨."
물에 촉촉히 젖어있는 유정의 몸을 커다랗고 잘 마른 타월로 꼼꼼하게 닦아주는 그 상황은 예전에 어린 시절 유정을 씻겨주던 아버지나 어머니의 기분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다시 유정을 안아든 호준은 그녀를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는 침대로 데려가고, 깨끗한 타월을 가져온 뒤 그녀의 하반신 아래에 깔아두었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방금 전까지 부드러워진 호준의 태도로 인해 안심하고 있었던 그녀의 마음 속에서는 다시 경고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침대로 알몸의 여성을 데려온다면 당연히 남자가 할 일은 하나밖에 없지 않은가?
무언가를 준비하는지 호준이 방 밖으로 나가고, 유정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뜨거운 물 때문인지 아니면 3일간 굶었다가 겨우 밥을 먹었다 싶었는데 구토를 하는 바람에 체력이 바닥난 것인지 일어나지를 못해 꼼짝없이 누워있는 수밖에 없었다.
"......"
유정은 긴장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여름이라서 기온은 높았지만 주변이 도시와 같은 아스팔트가 아니라 나무가 심어져 있는 시골인데다가 통풍이 잘 되는 구조인지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게다가 등에 착 달라붙는 것만 같은 부드러운 이불과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알몸으로 편하게 누워있는 유정에게 있어서는 하나같이 잠을 불러오는 요소였다.
하물며 그녀가 며칠 동안 묶여있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상황이라면 말이다.
"새근... 새근..."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있던 유정은, 자신의 허벅지를 벌리는 손길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