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학교 (지금은 내 말 들어) 9화
무료소설 노예 학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3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노예 학교 (지금은 내 말 들어) 9화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유정도 윤주도 말이 없었다. 유정은 웃는 얼굴이었고 윤주는 무표정했다.
차윤주. 25살. 윤주는 선하와 다르게 흔하다면 흔한 사연으로 이 노예 학교에 오게 됐다. 어릴 때 가족을 잃고 항상 외로웠고, 도피하듯 동거를 시작한 남친은 쓰레기였다. 맞는 건 익숙했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안 아픈 건 아니었다.
한때나마 사랑했던 그를 죽이지 않으면… 나는 곧 죽겠구나.
어느 날 윤주는 피멍이 든 몸에 대충 밴드를 붙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윤주는 오랜 고민 끝에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남자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는 사이에 기습했음에도 그의 저항은 완강했고, 이 싸움에는 목숨이 걸려 있다는 걸 상대가 알게 되자… 사랑 따위 사라진 두 사람의 사투는 몹시도 처절하고 끔찍해져 갔다.
비명. 피. 상처. 다시 비명. 욕설. 저주. 단말마. 끄르륵하는 신음. 윤주의 손 안에서 어이 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꺼져가는 생명…….
마침내 그가 움직이지 않게 되었을 때, 윤주는 오히려 그 남자보다 더 많이 다친 것처럼 엉망진창인 몰골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119 대원들이 그와 윤주를 하얀 차에 실었다.
윤주는 덜컹거리는 이동 침대에 누워 가물가물한 의식 사이로 사이렌 소리를 들었다. 왠지 그 순간까지도 윤주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남의 일 같았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 남자가 저항할 때 윤주도 칼에 찔렸으니 상처는 꽤 심각했는데도… 몸의 격통마저 현실감이 없었다. 넋이 나간 채 윤주는 눈을 감았다. 윤주는 그가 살아나지 않기를 기도했고, 가능하다면…
자신도 살아나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윤주는 눈을 떴고, 곧 수갑이 손목에 채워졌다.
정말 아이러니컬한 일이었다. 윤주는 살고 싶어서 그 남자를 죽였는데… 그 남자를 죽이는데 성공한 순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정이 찾아와서 살고 싶다면 각서를 쓰라고 했을 때, 또다시 살고 싶어져서… 이 지옥 같은 노예 학교에 입학하기로 했다.
“네. 선하랑 같이 들어가겠습니다.”
선하는 윤주에 비해 참 곱게 자란 것처럼 보이고, 그런만큼 이런 곳이 아니었으면 접점도 없었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윤주는 말하면서도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선하에게 지킬 의리 따위는 없었다. 무죄라는, 억울하다는 선하의 말을 다 믿는 것도 아니었다. 현명하게 생각한다면 이 지경인 선하와 같이 들어가는 건 여러모로 손해였다. 선하가 손님의 비위를 거슬렀다간 자신도 피해를 입을 것이다.
“어머, 정말?”
순진한 선하가 스스럼 없이 다가온다고, 그새 마음을 열었다거나 선하를 도저히 내버려둘 수 없다거나 잃어버린 가족이 생각난다는 흔하디 흔한 신파극을 찍을 생각도 없었다. 윤주는 신파극이 지긋지긋했으니까.
“네. 정말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신다면, 사양하지 않고 선하와 같이 할게요.”
“후훗…….”
유정은 창살 안으로 손을 뻗어, 윤주의 하얀 어깨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너는… 왜 여기 있니, 그냥 사형을 당했어야지.”
“…….”
“단순하게 죽는 걸로는… 네 죄를 다 갚을 수 없을 것 같았니? 아니면 정말로… 마조 변태인가.”
미쳤다는 소리는 수도 없이 듣는 유정이지만… 윤주는 유정이 사실 머리가 좋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아픈 곳을 참 잘 찌르고, 매우 냉소적이고, 몹시 꼬인 사람이었다. 이런 곳에서도 교관으로 스카웃을 받아 살아날 수 있을 정도로.
“있잖아, 윤주야.”
“네.”
“나는 이선하도 좋아하지만 너도 좋아해. …근데 너 같은 애들 여기서 오래 사는 꼴을 못 봤단다. 제발… 오래오래 살렴. 정신 좀 차리고.”
“충고 감사합니다.”
“후훗… 누가 누구한테 정신 차리란 소릴 하겠니, 미쳤다는 소린 내가 제일 많이 듣고 다니는데.”
유정은 그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윤주는 그제야 다시 선하 옆에 앉아, 선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언니…….”
맨몸으로 끌어안고 있으니 조금 따뜻했다.
…아주 조금.
선하는 앓았다. 얼마나 밑에 힘을 주고 있었던지 음부는 물론이고 다리까지 아팠다. 제대로 다리가 모아지지도 않고 허벅지 안쪽에 경련까지 일어나 걷기도 힘들었다. 이 상태로 손님을 받는 건 말도 안 된다 싶었지만… 윤주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주는 선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쓰게 웃었다.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그렇지만…….”
“살고 싶다며? 지금은 내 말 들어. 어차피 손님에 따라서는 내가 해주고 싶어도 못할 수도 있어.”
유정은 자기가 한 말을 어기지 않았다. 윤주와 선하의 이름을 나란히 부르더니 윤주의 방으로 가라고 했다.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미소를 지으면서……. 선하는 앞으로 닥칠 상황이 두려워 덜덜 떨면서도, 윤주가 잡은 손을 차마 놓지도 못하고 윤주를 따라갔다.
윤주의 방은 선하의 방과 비슷했다. 거기에는 30대로 보이는 사내가 두 명 있었다.
윤주는 방문을 열자마자 선하의 손을 놓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안녕하세요. 차윤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선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다 윤주 옆에 무릎을 꿇으려고 했지만, 다리가 덜덜 떨리고 아파서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아, 11기. …근데 얜 할 수 있긴 한가? 상태가 영…….”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 윤주의 방에 온 두 명의 남자는 어제 선하의 처녀를 경매로 산 남자보다는 신사적인 태도였다. 어린 선하가 남자의 시선에서 몸을 피하며 우물쭈물하자 찝찝한 기분이 들었는지 때리거나 화내지 않고 떨떠름한 기색이었다.
‘…이 정도면 괜찮겠어.’
윤주는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침대와 소파에 앉은 남자와, 그 남자들의 시선이 떠는 선하와 바닥에 꿇어 앉은 윤주를 오가는 것을 확인하고 살짝 바닥에 손을 짚고 그들을 올려다봤다.
“인사는 해야지, 선하야…….”
“이, 이선하입니다…….”
“선하가 몸이 안 좋아요. …부탁입니다. 제가 시키는대로 다 할 테니까, 쟨 오늘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어, 언니…….”
선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두 남자는 서로를 마주보더니, 조금 고민하는 것 같았다.
윤주는 천천히 바닥을 기었다. 어차피 여기도 카메라는 있겠지만, 이 정도의 요령은 처벌 대상도 아니라는 것을 윤주는 알고 있었다. 남자 둘의 앞까지 기어가 발끝부터 천천히 어루만지며 스스로 가슴과 음부를 쓰다듬었더니, 남자들의 시선이 선하에게서 떨어져서 윤주에게 꽂혔다.
“제가… 11기에서 에이스 소리까지 듣거든요. 후회는 안 하실 거예요. 어차피 교육 중인 기수… 언제든지 또 하실 수 있을 거니까 쟨 다음에 하시고, 네?”
윤주는 무릎을 꿇은 채, 다리를 천천히 벌렸다. 모았던 다리가 벌어지자 윤주의 유난히 흰 피부와 깨끗하게 제모 된 음부가 드러났다.
“여기가 얼마나 산 속인데, 한 번 오기도 큰 맘 먹어야 한다고. 교육 중인 기수가 좀 싸다고 해도… 이선하는 유명했으니까 예약 밀릴지도 모르고.”
남자는 투덜대면서도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윤주는 웃으면서 두 남자의 다리를 번갈아 쓰다듬었다.
“그거야 교육 잘 된 뒤의 일이지… 지금은 제가 나을걸요.”
“자신 있나 보네? 야, 그래. 어디 한번 해 봐.”
선하는 방문을 등지고 간신히 기대 섰다. 두 남자는 이미 선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윤주는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침대에 앉아 있는 남자의 중심부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는 일어나서 윤주의 옆으로 왔다. 아직 바지를 열지 않은 채로, 윤주는 그 다리 사이에 고개를 가까이 하고 은근하게 얼굴을 허벅지에 문질렀다.
‘…언니…….’
선하가 보기에도 윤주는 능숙하고 섹시했다. 윤주는 입으로 남자의 바지를 벗기고 손을 뻗어 다른 남자의 옷도 풀어헤쳤다. 윤주가 아래에서 애쓰고 있는 동안 남자들은 호기심과 흥분이 가득한 얼굴로 윤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아, 후… 봉사하겠습니다.”
윤주는 펠라치오를 시작했다. 양손으로 남자들의 물건을 쥐고, 번갈아 핥아 올려가며 부드럽게 애무했다. 두 남자는 참기 힘든지 스스로 옷을 벗어던졌다.
“굉장히… 크고, 뜨거워요. 이런 걸 저한테 허락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싫, 싫어… 언니…….’
선하는 윤주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윤주는 예뻤지만… 자꾸 윤주의 얼굴 위로 유정이 겹쳤다.
다 벗은 남자들이 윤주의 가슴을 주무르고, 입 안에 번갈아 성기를 밀어넣었다. 윤주는 선하 대신 그걸 다 받아내고 있었다.
“언…….”
더 참지 못하고 가까이 가려는 선하를 두 사내 중 한 명이 돌아봤다.
“왜, 너도 하고 싶어?”